창백한 햇살속에 낙엽이 집니다. 12월이 집니다.
찰나같은 순간을 살다간 잎의 주검들이
발밑에 애잔하게 누웠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견디기 힘든 계절이었읍니다.
죽은 나뭇가지에 순백의 목련이 터져오르고
그물처럼 봄햇살이 허공에 걸리는 그날까지,
모두가 새 생명을 말하는 그날까지 저는
병을 앓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눈물에 어려있어야 함은 오직 저의 꿈 때문입니다.
길섶에 돋아나는 풀잎처럼 저도 당신에게
꿈을 키웠던가 봅니다.
당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 겨울은
너무 혹독한 추위를 몰고 옵니다.
당신의 그 현실적 사랑방식은 제 마음을 그늘지게 만듭니다.
늘 이야기 해왔던 그 순수한 사랑은 어디가고
이제와서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당신 마음의 그 흔들림은
저를 감당치 못할 고통속으로 이끌고 갑니다.
지금은 그냥 이대로 쉬고 싶을 뿐입니다.
꿈도 없는 긴 잠에 빠진 것처럼..
사람에 대한 저의 좌절이 행여 당신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당신을 내 꿈 속에 묶어두진 않겠읍니다.
그래서 내가 무덤과 같은 시간속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할지라도..
다가오는 새 봄에는 당신께 아름다운 생명력으로
가득 체워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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