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오뎅이 전하는 잊혀진 계절...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촉발시킨
슬픔에 대한 흥분
해마다 이 날이면 청춘의 야속하고 느닷없는 이별에 대한
간절한 회한들로 설레이곤하죠.
누군들 한 시절을 적셨던 이별이 없었으랴?
누군들 지울 수 없는 이름 하나가 없었으랴?
누군들 뒤돌아 보는 시선 머무는 시간의 그림자가 없었으랴?
시월의 마지막 밤은
인간의 서늘한 감정을 기념하는 날로는 빈틈이 없는 시간적 선택입니다.
구월이
저 정염(情炎)의 날들을 살풋 꺾으며
지나친 희망과 쾌락에 슬그머니 그림자를 드리워
우리를 쉬게 하던 날들이었다면
시월은
풍부한 햇살과 살갗에 다가오는 쓸쓸한 실바람들로
한 시절의 조락을 예언하는 날들인듯 싶습니다.
또 한 번 비로소 그 끝날에 선 것이죠.
산마다 붉고 노란 잎들이 지나간 청춘의 홍역처럼 번져가고,
아픔같은 아름다움으로 몸을 뒤트는 날.
우린 이제 다가올 폐허와 추위를 예감하곤 합니다.
이별이란 그러니까
그 좋았던 한 사람과의 사이에 일어난 해프닝이 아니라,
모든 자연이
우주가 관여한 깊고 진지한 스케줄이 아닐까요?
가장 깊고 울림있는 아름다움이란
언제나 비극에서 나오는 것임을,
저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누군가가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가보죠!
시월의 마지막 밤은 사랑에 관한 유일한 명절입니다.
지금 행복한 많은 연인들이
이 날을 경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 행복에 대한 불길한 예언일 수도 있는
시월의 마지막 밤의 뉘앙스에 환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저 슬픔의 감미로움만을 채택해 즐기려는 마음은 아니겠지요.
님~
다시 찾아온 시월의 마지막 밤.
우울 속에 떨어진 나뭇잎들...
행복 속에 눈이 시리도록 파래지던 하늘들...
오늘 그 하늘속에 별처럼 또렷한 님들의 청춘
그속에 시월의 마지막 밤과 함께
님들의 비밀스런 신파(新波)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청승의 밤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생각하는오뎅
2004.10.29
"뎅구리 스토리북"엔 생각하는오뎅의 생각과 사상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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