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이채
길을 걷다가
당신을 닮은 사람을 보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그것도 한참을, 그리고 천천히
그 사람의 이것 저것을 살피며
우연히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만나기엔 너무 오래지만
잊기엔 아직 이른 사람
떠날 것은 떠나고
잊을 것은 잊자며
돌아 선 사람과 사람의
등마저 이젠 멀어져 갔는데
무엇이 나를 이토록 흔들리게 하는가
당신을 위해 부르던 노래도
이런 날엔 비가 되고, 상처가 되고
그 길에 서 있는 혼자는
비로소 혼자임을 아는 혼자가 되어
쓸쓸히 돌아가는 길위에
내리는 저것은 분명 어둠이겠지
그리고 어둠보다 짙은 외로운 것들이
기억을 더듬으며 생각에 잠기는 것은
당신을 닮은 사람이 만약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까
다가갈 수 있을까
다가가서 무슨 말을 할까
바람불어 쓸쓸한 날
그래서 비가 오는 날< BR>떠나간 당신보다
떠나지 못한 내가 더 미운 날
그래서 우울한 날
길을 걷다가
당신을 닮은 사람을 만나는 날
그래서 보고싶은 날
이런 날
우연히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200-1.jpg
0.08MB
'◈ 향기로운 > ◈커피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처럼 향기로운 그대/ 이채 (0) | 2007.12.25 |
---|---|
꽃처럼 향기로운 그대/ 이채 (0) | 2007.12.25 |
우연히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이채 (0) | 2007.12.25 |
창백한 햇살속에 낙엽이 집니다. 12월이 집니다. (0) | 2006.12.19 |
창백한 햇살속에 낙엽이 집니다. 12월이 집니다. (0) | 2006.12.19 |